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2013.10.5~11.3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예술회관, 국립전주박물관, 강암서예관, 세연갤러리 등
뿌리와 바람
‘근심엽무(根深葉茂)’라는 말이 있다. ‘뿌리가 깊어야 잎이 무성하다.’는 뜻이다.
용비어천가에는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라는 구절이 이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밀리지 않고 잘 자라 꽃도 아름답게 피고 열매도 많이 맺는다는 뜻이다. 비단 나무만 그런 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이 다 이와 같다. 서예도 예외가 아니다. 서예 본래의 예술성에 대한 뿌리 깊은 연구와 연마가 있을 때 무성한 잎과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고 급변하는 예술의 환경 변화 바람 속에서도 서예 본래의 모습을 굳건히 지킬 수 있다. 이처럼 본래의 모습을 뿌리 깊이 지킬 수 있을 때 서예는 오히려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하여 그 씨앗과 진한 묵향을 온 세상에 전할 수 있다.

한국서예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 16년간 꾸준히 노력해온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그동안 한국의 서예, 전북의 서예를 세계로 확산할 뿌리를 튼튼하게 다졌다. 이제 그 튼튼한 뿌리에서 뻗어나간 줄기와 가지와 잎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세계를 향해 불게 해야 한다. 그동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서방세계에 서예의 싹을 틔우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제, 싹이 터 오르기 시작한 서방의 서예 바람위에 다시 한국 서예의 바람을 얹어 세계적인 서예 큰바람이 불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큰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뿌리에 대한 점검과 성찰이 항상 이루어져야 한다. 바람은 뿌리가 감당할 만큼만 일어나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2013년 제9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주제를 ‘뿌리와 바람’으로 정했다. 한자문화권 고유 예술의 정수인 서예의 근원적인 예술성을 성찰함과 동시에 비록 아직은 작은 바람에 불과하지만 세계에 싹트기 시작한 현재의 서예바람을 점검하고, 나아가 미래의 서예 큰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의 예향 전북에서 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서예 큰바람에 세계인이 주목하기를 기대한다.